ENA에서 최근 방영한 드라마 남남입니다. 소녀시대의 수영과 전혜진 배우가 투톱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입니다.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집 살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정말 철부지 엄마인 줄 알았는데, 딱히 철부지 엄마는 아니었고, 미혼모로 딸을 키우기 위해 억척스럽지만 그걸 긍정적으로 승화시킨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수영 또한 쿨하다고 하지만 은근히 마음씨가 넓어서 엄마의 가끔 푼수 같은 행동에도 잘 맞춰주고 서로서로 티키타카가 잘 되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ENA 드라마를 보다 보면 뭔가 느낌이 이상할 때가 있습니다. 페미가 묻은 드라마라는 느낌이 많달까요? 행복배틀이나 우영우를 보면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남남 같은 경우에는 무작정 페미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이해가 되는 느낌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악역으로 등장할 것 같았던 인물들 대부분이 악역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고, 진짜 악역 같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서 순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극중 김진희(수영)의 친 할아버지나 할머니 같은 사람들 말이죠.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포인트는 엄마와 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안재욱의 호구끼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전혜진이 연기하는 김은미 또한 피해망상에 갇혀 있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게 멋있었습니다. 또한, 아빠 없지 자라서 삐뚤어질 만 한데도, 경찰대에 합격하겨 경찰 간부가 된 김진희(수영)을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드라마를 보면, 남자는 무조건 악역!
여자는 그런 사회적 풍습에도 불구하고 인생 역전!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드라마를 이끄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소스가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기분 나쁘지 않게 유쾌하게 풀어냈다고 할 수 잇습니다. 행복배틀도 초반에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후반에 갈수록 남자 악마와 여자는 선의의 가해자 뭐 이런 식으로 풀어내서 재미가 완전히 반감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남은 행복배틀보다 훨씬 더 잘 풀어냈고,
기분 나쁜 포인트도 없었고,
투톱 여자 주인공이 살아온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대단한 면이 더 부각되어 궁상맞지 않은 드라마였습니다.